위원장 인사말

이웃이 되어준 사람(루카 10,36)

빈민사목위원회가 30년이 되었습니다. 수많은 사람들이 땀과 열정을 불어 넣으며 동분서주했습니다. 빈민현장에서 평생을 보내신 분들의 삶의 족적들이 모여 한 세대를 이루었습니다. 그 과정에서 우리가 사랑하고 존경하는 몇 분은 하느님 품에서 안식을 누리고 계십니다. 가끔 생각 합니다. 하느님 품에 계신 사랑하는 벗님들은 지금의 우리를 어떻게 보고 계실까 하고 말입니다. 흡족한 미소를 띠고 행복해 하실까? 아니면 우려되는 눈빛으로 지상에서의 우려를 계속하고 계실까? 그리고 지금의 우리는 행복할까? 아니면 불편함에 잠 못 이룰까? 기대와 숙제가 그만큼 많습니다.

함께 산다는 것은 나누지 않고는 이룰 수 없습니다. 나누려면 사귀어야 합니다. 그리고 예수님께서는 사귐의 방법을 낮은 사람이 되어서 섬기는 것이라고 가르치셨습니다. 사귐·섬김·나눔을 이루며 살아가는 함께 살기를 빈민사목의 앞으로 10년간의 과제로 세운 것입니다. 가뜩이나 자신의 앞날만을 걱정해야 하는 각자도생의 시대에서 함께 살기를 선택한다는 것은 무모한 일인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비빌 언덕조차 없었던 저 암울한 시대에도 서로를 받아들였던 훌륭한 모범을 우리의 든든한 징검다리로 삼고 싶습니다.

하루가 다르게 변화하는 시대입니다. 더 많이 깨어있어야 하고, 더 많이 연구해야 하며, 더 적극적으로 현실에 다가가야 그 변화를 감지하고 대처할 수 있을 겁니다. 기도도 더 많이 해야겠습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빈민사목을 우리의 소명으로 받아들인 모든 분들의 참여가 소중할 것입니다. 안정되고 편안한 30주년이 아니라 분주하고 긴박한 40주년을 향한 첫걸음이 되기를 기대합니다.

빈민사목의 이름으로 깨어나고 성장하여 마침내 하느님의 나라를 함께 이룰 모든 분들!
고맙습니다.
30주년은 우리 모두의 나이가 되었습니다.